축시

거창문학회
회장
한갑선
영호강 아침
알람 소리에 부스스 일어나
음양탕 한 사발 들이키고 현관을 나선다
밤새 정화된 공기를 맘껏 마시면서
잘 정리된 강변 잔디 구장으로 발길을 옮긴다
아침잠 깨울까
이슬 젖은 잔디 푸른 잎들
손에 쥔 작은 공을 차마 놓지도 못하고
한발 한발 애기 걸음만 한다
평범한 일상이 모여 역사가 되듯이
덕유산에서 시작된 작은 물줄기
골짝 골짝 샘물들 어울려
영호강을 이루고
쉼 없는 행진으로
더 넓은 세상을 아우른다
조약돌 사이를 한가로이 거니는 물새 한 마리
늘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
향긋한 풀 내음 만끽하면서
여유롭고 평온한 이 아침
영호강에 피어오르는 맑은 기운을
모두에게 전해본다